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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꽃이야

모두 다 꽃이야 이 일 배 내가 보는 풀꽃마다 보내 달라고 했다. 아침마다 늘 풀꽃 길을 걷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 길에서 만나는 꽃들을 날려 보냈다. ‘참 예뻐요!’, ‘너무 곱게 피었네요~!’와 같은 짧은 댓글을 보내올 뿐이지만, 그 어투에서는 꽃들을 진정으로 반기는 마음이 묻어났다. 내 산책길의 눈길은 그 마음을 좇아간다. 아침 산책길을 나선다. 두렁길도 걷고, 강둑길도 거닐고, 골짝 길도 간다. 어느 길에도 풀꽃이 없는 길은 없다. 두렁길에는 봄 내내 길을 꾸며 주던 봄까치꽃이며 꽃다지, 냉이꽃은 한철을 지나가고, 누운주름잎만이 가는 봄을 지키려 하고 있다. 그것들은 벌써 이 강산 봄소식이 되어 날아간 지 한참 되었다. 오늘은 뭐 새로운 게 없을까, 어쩌면 오늘 내가 걷는 길은 어제 보지 못..

청우헌수필 2021.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