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7

나무의 철

나무의 철 이 일 배 오늘도 산을 오른다. 어제 그 산길로 어제 그 나무를 보며 산을 오른다. 아니다. 어제 그 길이 아니고 그 나무가 아니다. 나무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가만히 보면 어제 그 잎이 아니고 그 가지가 아니다. 길도 그 길이 아니다. 모양도 바뀌어 가고 색깔도 달라지고 있다. 잎이 어느 때는 실눈 속의 눈썹 같았다가, 어느 때는 아기 손톱만 했다가, 언제는 엄지손톱처럼 자랐다가, 손바닥만큼 넓적해지기도 한다. 파르스름한 가지가 조금씩 굵어지다가 팔뚝만 하게 커서 흑갈색을 띠고 있다. 그 가지의 잎들이 한창 푸르러지는가 싶더니 노랗고 붉은 물이 들었다가 말라 들면서 떨어져 땅으로 내린다. 땅은 잎을 싸안아 차곡차곡 재었다가 제 살 속으로 스며들게 한다. 나무들의 거름이 되게 하여 나무를 ..

청우헌수필 2021.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