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의 온도 겨울 산의 온도 겨울 길을 나선다. 철따라 걷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철 속을 걷고 있는 나의 걸음이다. 오늘은 바람 찬 겨울 길이다. 들길을 걷고 산길을 오른다. 들길도 산길도 나의 길이련만, 겨울 길은 이방과 동방의 길이 함께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겨울 들길은 스산하다. 그 풍요로.. 청우헌수필 2018.12.23
겨울 숲 겨울 숲 오늘도 산을 오른다. 계절이 언제 그리 달라져 갔는가. 늘 오르는 산이지만, 산의 계절은 무시로 새롭다. 잎이 새롭고 가지가 새롭고 바람이 새롭다. 내 걸음은 철이 따로 없어도, 숲은 시시로 무상한 철을 그려내고 있다. 난들 어찌 그 철을 모른 체할 수 있을까. 오늘은 겨울 숲이.. 청우헌수필 2017.12.20
한촌의 겨울 밤 한촌의 겨울 밤 한촌의 겨울밤은 참 길다. 동지를 지나고 해가 바뀌었는데도 겨울밤은 길기만 한 것 같다. 한촌의 겨울밤은 마을을 감싸는 땅거미와 함께 정적에도 깊이 싸이게 한다. 집집마다 창 밖으로 새어나오는 희미한 불빛만이 사람 사는 곳임을 알려 줄 뿐이다. 그 희미한 .. 청우헌수필 2012.01.09
한촌에 온 겨울 한촌에 온 겨울 “참 신기해요, 요렇게 여린 것이……!” 아내는 상추 잎을 썰어 무치면서 연신 감탄을 했다. 이른 아침 논들에는 된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아직도 텃밭을 지키고 있는 상추의 잎이 빳빳하게 얼어 있어, 손을 대기라도 하면 유리알처럼 곧장 바스러질 것 같다. 그렇.. 청우헌수필 2011.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