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천적 풀꽃의 천적 오늘 아침도 강둑 산책길을 걷는다. 지금 강둑은 앙증맞게 핀 다홍빛 유홍초의 계절이다. 새깃유홍초도 있지만, 강둑 길섶에 피는 것은 모두 둥근잎유홍초다. 회반죽 길섶에도 풀꽃은 돋았다. 풀숲이 우거져 있는 강둑길에 회반죽이 덮일 때 모든 풀꽃은 끝난 줄 알았다. 모든.. 청우헌수필 2018.09.30
낙망의 길이 희망의 길로 낙망의 길이 희망의 길로 그 길이 어떤 이들에게는 희열의 길이 될지 몰라도 나에게는 슬픔의 길, 낙망의 길이 되었다. 이 슬픔과 낙망이 기쁨과 희망의 길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나는 이 한촌을 떠나는 길밖에 없다는 생각까지 했다. 내가 늘 아침 산책길로 걷는 그 강.. 청우헌수필 2018.07.19
풀꽃 산책길을 그리며 풀꽃 산책길을 그리며 육중한 굴삭기가 지나가고, 회반죽이 두껍게 덮이면서 강둑은 불모의 메마른 길, 폐허의 거친 땅으로 변해버렸다. 그 길은 발자국 길이었다. 사람들이 거니는 발자국을 따라 가르마를 타듯 나 있는 길의 양쪽 길섶으로는 수풀이 우거져 있었다. 강 쪽으로는 벚나무.. 청우헌수필 2018.05.09
모든 것은 다 같다 모든 것은 다 같다 오늘도 해거름 산을 오른다. 내 하루의 절정이기도 하면서, 하루를 장엄하게 마무리 짓는 순간이다. 마루에 올라 세상을 조망하며 하루 삶의 절정을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비치는 다홍의 찬연한 노을빛으로 내 하루의 장엄한 마무리를 짓는다. 늘 해거름을 오르는 이 .. 청우헌수필 2016.01.27
강둑길 콘크리트 강둑길 콘크리트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여느 날처럼 아침 산책길을 나섰다. 두렁길을 거쳐 마을 숲을 지나 강둑으로 오르려는 순간, 둔탁하고 요란한 기계음이 강둑을 거칠게 파헤치고 있었다. 커다란 굴삭기가 강둑길의 한 자락을 사정없이 긁어댔다. 마을 고샅이며 들길들이 모.. 청우헌수필 2015.05.10
길 다듬기 길 다듬기 비가 많이 내렸다. 많이 기다리던 비다. 콩을 심어 놓고 속을 태우던 사람들이 제일 좋아했다. 강물도 많이 불었다. 바닥을 드러내 보이던 강물이 이젠 봇둑을 넘어 처렁처렁 흐른다. 넘치는 강물만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넉넉하다. 비 온 다음날 아침 여느 때처럼의 산책.. 청우헌수필 2012.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