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상추 비싼 상추 -청우헌 일기·10 “우리 참 비싼 상추 먹고 있지요?” 아내가 상추에 된장을 놓아 밥을 비비면서 말했다. 텃밭이 제법 어우러져 갔다. 옥수수며 감자와 고추가 골을 따라 자라고 있고, 파와 정구지도 텃밭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옆에는 상추가 오밀조밀 나 있다. 옥수수와 감자는 씨를.. 청우헌일기 2011.05.24
다래 순 따러 가세 다래 순 따러 가세 -청우헌 일기·9 “다래 순 따러 가세!” 성 선생이 말했다. 성 선생은 나처럼 이 한촌에서 은퇴 생활을 하고 있는 이웃 친구다. 은퇴 생활 이력으로 말하면 나보다 몇 년 위다. 유유상종, 동병상련의 정일까, 내가 이 한촌을 찾아 온 것을 누구보다 가장 반가워했다. 한촌의 오월은 나.. 청우헌일기 2011.05.24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청우헌 일기·8 새로 태어나는 손녀를 맞이하기 위해 서울의 아들집에 머물고 있었다. 옆집 성 선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강둑에 꽃이 다 피었어요. 지기 전에 보셔야지!” 며칠 사이에 그렇게 되었는가. 서울을 향하여 출발해 오던 날은 줄지어선 강둑의 벚나무에.. 청우헌일기 2011.04.26
산악회에 들다 산악회에 들다 -청우헌 일기·7 문경 마성 사람이 된 지도 한 달이 지났다. 봄이 서서히 제 빛과 볕을 드러내려 하고 있다. 산악회에 들었다. 예순 살 이상의 지역 사람들이 참여하는 산악회로 십여 년의 역사에 백여 회의 등산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마성의 남쪽에 우뚝 서서 경북팔경 가운데 제1.. 청우헌일기 2011.04.26
주지봉의 봄을 다시 주지봉의 봄을 다시 -청우헌 일기·6 오늘도 주지봉을 오른다. 좀처럼 봄이 올 줄 모르던 산에 조금씩 봄기운이 돋아나고 있다. 생강나무가 봄의 전령사인 양 노란 꽃눈을 피워내기 시작했다. 좁쌀 같은 노란 입자들이 모여 콩알만한 꽃들을 피워낸다. 날이 지날수록 꽃이 조금씩 커지면서 여물어진다... 청우헌일기 2011.04.11
집들이하던 날 집들이하던 날 -청우헌 일기·5 집들이하던 날, 햇살이 맑고 고왔다. 햇볕은 따스하고 바람도 없었다. 한촌에서 새로운 삶을 꾸려 보리라 하고 터를 잡아 집을 짓고, 퇴임 날을 기다려 삶의 터를 옮겨와 새 삶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집은 지었다 하지만, 집에 딸린 여러 가지 시설도 하고, 맨 흙이.. 청우헌일기 2011.04.10
자전거를 사다 자전거를 사다 -청우헌 일기·4 도회를 떠나 한촌으로 삶의 터를 옮긴지 한 달이 가까워 간다. 한촌에서의 생활이란 나에게는 개벽과 같은 일이다. 지난 날 내가 살아왔던 삶의 모습이며 방식과는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 세끼 밥을 먹는 일 말고는 모두 달라진 것 같다. 창문 너.. 청우헌일기 2011.04.09
마당을 꾸미다 마당을 꾸미다 -청우헌 일기·3 새로운 삶의 터에 발을 내리고 새 집에서 산 지도 두어 주일이 지나간다. 집을 다 지었다고 하지만 손을 보아야 할 곳이 많았다. 집 뒤의 공간에 다용도실도 지어야 하고, 옆에 창고 하나도 두어야 하고, 맨 흙이 드러나 있는 마당도 정리해야 했다. 우선 마당부터 정리하.. 청우헌일기 2011.04.08
고기를 잡다 고기를 잡다 -청우헌 일기·2 고기 잡는 법 한 가지를 이웃에게서 배웠다. 냇물에 어항을 놓아 잡는 방법이다. 물고기를 잡는 데에 쓰는 어항은 항아리 모양으로 만든 유리통을 말하지만, 비닐이나 그물로 만든 것을 쓴다고도 한다. 이웃은 비닐 어항과 그물 어항을 이용하여 고기를 잡았다. 잡는 방법.. 청우헌일기 2011.04.08
현판을 달다 현판을 달다 -청우헌 일기·1 아이들과 하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퇴임식을 치렀다. 식장을 메운 사람들은 박수로서 위로하고 격려해 주었다. 퇴임사를 말하는 도중에 눈물이 나려했다. 한 생애를 마감해야 하는 적지 않은 감회 때문일 것이다. 훈장을 받았다. 나라에서 공직생활을 오래 한 사람에.. 청우헌일기 2011.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