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 2

허상의 글쓰기

허상의 글쓰기 이 일 배 1990년대 미국에서 무분별한 개벌皆伐에 반대하여 거세게 일어났던 ‘목재 전쟁’이라는 환경 운동을 다시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자 리처드 파워스가 그것을 소재로 하여 쓴 소설 『오버스토리(The Over Story)』가 나오고, 그것을 인용한 내 수필 ‘나무의 살 자리’도 떴다. 또 하나의 글이 떠서 『오버스토리』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신기하다 싶어 그 글을 클릭하여 들어가 보니.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내 글이 그대로 실려 있지 않은가. ㅎ 아무개가 썼다는 ‘나무를 보다’라는 글에-. “오늘도 산을 오른다. 산은 언제나 아늑하다. 산을 오르기 전까지의 어지럽고 성가셨던 일들이, 산에만 들면 맑은 물로 가셔낸 듯 말끔히 씻긴다.…….”라고 시작하는 첫 문단에서 첫 문장만..

청우헌수필 2022.07.23

나무의 개성

나무의 개성 이 일 배 오늘도 산을 오른다. 밤나무 노거수가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어귀를 올라 무성한 국수나무 수풀을 지나면 굴피나무가 어지럽게 서 있고 갈참나무, 떡갈나무가 올망졸망 잎을 벌린다. 진달래 나무며 초피나무가 어우러진 가풀막을 올라서면 소나무 벚나무 숲이 우거진다. 서로 겨루기라도 하듯 하늘 향해 한껏 뻗어 올라가는 소나무와 벚나무 사이로 조그만 상수리나무 졸참나무가 군데군데 숲을 이루고, 분꽃나무가 호분 향으로 산을 물들이던 꽃 시절을 그리며 서로 얽혀 서 있다. 저 조그만 꽃들은 무엇이 수줍어 잎 아래에 숨듯이 달렸는가. 그 꽃 모양새가 박쥐를 닮았대서 붙은 이름 박쥐나무다. 꺾어서 코를 대보면 생강 냄새가 나는 생강나무, 조그만 잎과 열매를 달고 하늘거리는 감태나무가 어울려 숲을..

청우헌수필 2022.07.13